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얼마 전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현재 3-40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유는 지금의 K-POP 못지않았던 90년대 학창 시절 추억 때문일 것이다.
내가 슬램덩크를 처음 보게 된건 초등학교 교실에서였다.
남자애들이 무언가 열심히 돌려보는데 당시 무척 생소했던 작고 조악해 보이는 표지의 농구만화책이었다.
(이때 당시만 해도 만화에 무관심이라 뭐가 그렇게 재미있을까란 생각만 했지 보지는 않았다)
몇 년 뒤 공중파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는 것을 보고 우연히 대여점에서 빌려 보게 되었는데 스포츠 만화를 보고
울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이 만화는 단순한 스포츠 스토리가 아닌 감동적인 성장드라마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경지에 다다른 작화와 연출은 종이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경기장에서 그들과 함께 뛰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였으니깐 말이다.
개인적으로 슬램덩크만큼 여운이 진하게 남는 만화가 없다.
급하게 끝낸 듯한 마무리라 그런 것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 보니 강백호를 보는 시점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주인공의 원제 이름인 '사쿠라기 하나미치'는 '인생, 공연 등의 화려한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산왕전에서 모든 것을 쏟고 재활에 들어간 엔딩이 흡사 그 이름과 매우 닮아있다.
슬프게도 인생에 있어서 열정을 쏟아낼 수 있는 시기는 생각보다 매우 짧다.
만약 산왕전 이후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고 생각해 보자.
재활에 성공한 강백호는 이전보다 성장한 농구 실력으로 경기를 할 것이고 프로에 접어들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사랑하는 그의 풋내기 에피소드들의 감동이 조금씩 덜하지 않을까?
누구나 초심자의 간절함으로 살아본 시간이 있다.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디깅 한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라는 것을 나이가 좀 들어보니 알게 되었다.
학교 종이 땡 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 애니메이션을 챙겨보고 대여점에서 타인이 먼저 빌려간 한 권을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
다들 그때를 추억하며 잠시 타임머신을 탄 기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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